하얀 방.
눈을 떴을 때 그곳에 있었다.
저 멀리 어릴 적 내가 보인다. 주변에는 장난감과 테이블에는 과자와 커피가 있다. 옆에는 조금 젊었을 적의 엄마가 같이 놀아주었다.
그것을 나는 말 없이 지켜봤다. 그들에게는 내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나도 섣불리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하얀 방에서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학생 무렵으로 변하자 내 주변에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 무렵에 나는 처음으로 혼자가 됐다.
저 멀리서 떠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어린 내가 쫓아간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이내 놓치고 말았다.
어린 내가 울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벌레도 울었다.
(스토리텔러: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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