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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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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서사-글루토니] 재회 (←이전이야기) 그가 건물 밖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오늘 몸속에 있는 독충을 제거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 그는 복도 중앙에서 당황하는 나를 지긋이 쳐다보면서 다가왔다. 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져 있는 그에게 위화감을 느꼈다. 위험하다고 느끼면서도 도망가지 않았다. “저쪽으로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네?” 내 어깨를 두드리며 그가 말했다. 섬뜩한 느낌과 함께 멀어져 가는 그를 눈으로 좇았다. “만약에 가실 거면 입을 가리고 가세요. 나머지는 알아서 판단하세요.”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박상현) 이 저작물은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4.0 International License에 따라 라인센스가 부여됩니다.
[하이퍼서사-글루토니] 차안 (←이전이야기) 나도 말이 없는 편이긴 하지만, 침묵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차에 타고 나서 입을 연 건 연구소에 서준 씨를 데려간다고 전화할 때뿐 이제까지 서로 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 어색한 침묵이 거북해져 운전대를 잡지 않은 손으로 담배를 꺼냈다. “담배 피우지 마세요.” 담배를 싫어하는 건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말없이 다시 곽에 집어넣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도 담배로 암에 걸리신 분이 있어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마세요.” 담배가 싫어서가 아니라 나를 걱정하는군,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자기 앞날을 걱정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는 이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저 산속으로 깊게 들어가는 밖의 경치만 바라보고 있었다. “잘 부탁해요. 도현 씨,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
[하이퍼서사-글루토니] 주시 (←이전이야기) “저 사람인가?” 입에 물고 있는 담뱃불을 껐다. 그러면서 지급 받은 자료와 사진을 꺼내 눈앞에 나타난 남자와 비교했다. 아직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뭐, 나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정말 딱하기도 하지 저자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여기에 빛만 없다면 당장이라도 떠났을 텐데 뭐, 이런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지만 일이나 하자. 투덜거리면서 서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음이야기→) (스토리텔러: 박상현) 이 저작물은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4.0 International License에 따라 라인센스가 부여됩니다.